데이비드 애튼버러

넷플릭스에 데이비드 애튼버러의 다큐멘터리가 올라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그는 크게 유명하지는 않지만 영국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동물학자이자 방송인이라고 합니다. 동물학자로서 대중적으로 유명하다하니 약간 생소하기도 하지만 뭐 우리나라에도 강형욱 훈련사 정도로 생가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동물을 사랑하고, 전문가이면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고 대중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에도 기여하니 말입니다. 저는 제가 데이비드 애튼버러를 처음 접했다고 생각했는데, 넷플릭스의 대표 자연다큐멘터리 급이라 할 수 있는 우리의 지구, 플래닛 어스 등이 그의 나레이션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다큐를 다 보고나서야 알았습니다.

 

데이비드 애튼버러는 1926년생 영국 출신으로 근 100년 가까이 자연을 관찰한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가 관찰 할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다큐멘터리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는 그가 직접 목격한 자연의 변화를 우리에게 이야기로 들려줍니다. 말 그대로 우리의 지구를 위해 우리가 재고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다큐멘터리는 체르노빌을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과거 모든 편의시설을 갖춘 신도시였지만 원전사고 이후 버려진 건물들과 주인을 잃은 물건들이 나뒹구는 폐허로 변해린 체르노빌은 인간 문명, 기술, 발전이 자연을 어떻게 해쳤는지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는 어린시절부터 동물과 자연을 사랑했다고 합니다. 동네 광산에서 발견한 암모나이트 화석에 매료되기도 하고, 전 세계 곳곳의 초원, 정글, 사막, 바다를 누비며 야생의 동물들을 관찰하고 그 모습을 고스란히 영상으로 기록해 영국의 시민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탐험이 시작한 시기부터 현재까지가 우연히도 인간들의 기술발전과 자연환경에 가장 큰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시기였기 때문에 그의 증언만큼 정확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자연속에서 고릴라와 어울리는 데이비드 애튼버러

다큐멘터리는 데이비드 애튼버러의 탐험에 따라 당시 인구수, 이산화탄소 농도, 미개척지 비율을 보여줍니다. 당연하게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인구수와 이산화탄소 농도는 폭발적으로 증가함과 함께 미개척지의 비율은 굉장히 낮아집니다. 등유를 위한 고래잡이, 무자비한 낚시로 종의 다양성과 균형성이 깨트려버린 어획 활동, 팜유 생산을 위해 정글을 밀어버리는 바람에 갈곳을 잃어버린 오랑우탄, 바다의 온도 상승으로 하얗게 말라버려 죽어버린 산호초 군락. 또 한 번 열거하기 입이 아플 정도로 이미 우리는 얼마나 지구를 파괴해 왔는지 굉장히 잘 압니다. 다만 문제는 이들의 인과관계를 우리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정확한 연결고리를 알고 있지 않으니 당연히 갈 곳을 잃어버린 북극곰의 모습을 보며 마음아파 하면서도 우리의 일상은 달라지지 않지요.

 

데이비트 애튼버러는 바로 이런 점을 바로잡고자 합니다. 물론 그는 풍부한 자연환경을 누렸으니 운이 좋았긴 했지만 이만 은퇴하고 쉬어도 되지요. 하지만 그는 자신이 누린 바로 그 행운 때문에 은퇴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보낼 수 없다고 말합니다. 죄책감에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지요. 저는 이 점에서 그에게 꽤나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유엔에서 연설을 하고, 실태를 알리고,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열심히 활동합니다. 변화를 그대로 목격해온 증인이니 그 누구의 말보다도 진정성이 있고, 신뢰가 있음을 그는 아주 잘 압니다. 

 

그의 메시지는 아주 간단합니다. 식단을 바꿀 것. 인구수 조절을 할 것. 딱 이 두가지 입니다. 첫 째, 식단. 같은 열량을 얻기 위해 섭취해야 하는 채소와 육류를 생산하기 위한 개척된 땅의 크기는 굉장히 차이가 납니다. 쉽게 말해 한 끼를 채소로 채우는 것보다 고기로 채우는 것이 더 많은 땅, 즉 자연을 파괴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꼭 채식을 고집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지금보다 육류 섭취를 조금씩 줄인다면 계속 개척해야 하는 땅은 필요가 없어질 것이고 언젠가는 개척지가 다시 예전의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이지요.

 

둘 째, 인구수 조절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기하급수적으로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지구는 언젠가는 인간으로 포화상태가 되고 말 것입니다.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균형이니 이를 조절해야만 합니다. 물론 인구수가 증가한 것에는 평균 수명이 늘어난 점도 있지만 출산율 역시 큰 요소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출산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공감하기는 힘든 내용이기는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만큼 아이를 적게 갖는 나라도 드뭅니다. 많은 나라들이 셋 이상의 자녀를 두기도 합니다. 데이비드 애튼버러는 이 문제에 관한 예시로 일본을 듭니다. 일본 역시 인구 포화를 겪었고, 이제는 출산률이 점점 줄어 한동안 일정 수준의 인구수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본이 출산률을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여성들의 높아진 교육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전 세계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출산율은 낮아집니다. 물론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고 생각하면 쉬울 듯 합니다. 

 

이 다큐멘터리의 마지막은 첫 시작과 마찬가지로 체르노빌을 한 번 더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폐허의 모습이 아닌, 사람의 발길이 끊김에 따라 그곳을 보금자리로 찾기 시작한 야생동물과 회복된 자연의 모습을 비춰줍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당신, 자연의 회복을 위해 당신은 일상에서 무엇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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