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이론

저는 미드로 영어를 배웠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미드 영어 공부법이 유행하면서 한국어와 영어 자막 두 개 모두 켜 놓고 미드를 보면서 영어 실력이 향상됨을 느낌과 동시에 한국과는 다른 스타일의 미국 드라마에 빠져 하루에 몇 시간씩 미드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자주 본 미드 중 하나가 바로 빅뱅이론입니다. 한 마디로 제 고등학생 시절을 빅뱅이론과 함께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솔직히 빅뱅이론은 영어공부를 하기에 적합한 컨텐츠는 아닙니다. 어려운 과학 용어가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어공부는 핑계였고, 순전히 재밌어서 빅뱅이론을 시청했습니다. 몰아서 시즌을 다 보고 나면 몇 달을 새 시즌이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더 많은 미드를 접하고 ,사는게 바빠지면서 점점 시즌이 길어지는 빅뱅이론과는 사이가 멀어졌습니다. 시즌이 길어짐과 함께 점점 스토리가 뻔해지고 가끔은 대충의 시나리오가 그려지기도 했으니 흥미가 떨어질 법도 했습니다. 

이들이 자주 어울리는 거실

그러다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빅뱅이론을 다시 시청했습니다. 다음 에피소드가 궁금해서라기 보다는 의리로 다시 시청을 시작했지만, 가볍게 보기 시작한게 고등학교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말았습니다. 더군다나 오랜만에 보니 빅뱅이론 스타일의 뻔한 개그도 재밌었습니다. 덕분에 매일 하루를 마무리할 때 빅뱅이론을 가볍게 틀어놓고 보다가 잠들고는 했습니다. 시즌 12까지 정주행 하고 나니 마지막 에피소드가 훈훈하게 마무리 되는 것이 뭔가 마지막일 것 같다는 뉘앙스를 품고 있어서 부랴부랴 구글링을 했습니다. 설마 시즌 12가 종영인지, 제발 시즌 13은 언제 방영될지 궁금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시즌 12를 끝으로 종영이라고 합니다.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종영을 해버려서 너무나 놀랍고 아쉬웠습니다. 더군다나 근 10년을 함께 했던 미드였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종영은 꿈도 꾸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애정이 깊은 빅뱅이론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로의 짝을 찾기 전 초창기 멤버들의 모습

빅뱅이론의 컨셉은 간단합니다. 천재지만 사회성이 굉장히 떨어지는 쉘든을 주인공으로 룸메이트 레너드를 비롯해 라지, 하워드가 등장합니다. 이 넷은 머리는 비상한 과학자, 공학자, 천문학자 이지만 사회성은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너드 입니다. 물론 여자 친구도 사귀기 힘든 인기가 없는 친구들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쉘든과 레너드의 옆집에 인기 많고 예쁘지만 백치미가 있는 여자 페니가 이사옵니다. 서로 상극이지만 점점 친해지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그립니다. 기본적인 컨셉은 아파트 옆집에 산다는 점이 프렌즈와도 비슷해 보입니다. 

연애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쉘던과 그의 여자친구 에이미

레너드는 페니와 연애, 결혼에 골인하고, 여자는 전혀 사귀지 못할 줄 알았던 이 네 친구들이 모두들 자기의 짝을 찾고, 가정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하는 것들은 이들의 캐릭터 입니다. 밉상 캐릭터 이지만 차마 미워 할 수 없이 사랑스럽기도 합니다. 물론 사랑스럽기로 하자면 모든 캐릭터들이 사랑스럽지요. 

 

이제는 새로운 에피소드들을 더는 볼 수 없지만 첫 시즌을 본 지가 십년이 넘은 만큼 다시 처음부터 정주행을 할 까도 싶습니다. 여러분도 가볍게 볼 미드가 필요하다면 빅뱅이론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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