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리스에 영화 이지걸이 스트리밍 되었습니다. 이지걸은 프랑스 영화로 16살의 나이마의 여름방학을 그려내는 영화입니다.


프랑스 칸에서 사는 16살의 나이마. 나이마가 사는 곳은 유명한 관광지이기 때문에 여름에는 관광객들로 들끓습니다. 아마 그 때문에 여름날의 설레임이 더 배가 되었을 듯 합니다. 어머니는 그런 관광객들을 위해 호텔에서 일하고, 나이마는 칸에 방문하는 화려한 배우들을 봐서 그런지 배우가 되길 희망합니다. 절친 도도와 함께 대사를 연습하면서 꿈속에서 사는 순수한 소녀 나이마에게 한 여름날 한 손님이 찾아오면서 변화가 생깁니다.


22살의 소피아는 나이마의 사촌언니입니다. 파리에서 살던 소피아는 여름을 보내기 위해 칸의 나이마의 집에서 함께 살게됩니다. 어린 나이이지만 비싼 명품을 잔뜩 갖고 있는 소피아는 나이마에게 샤넬백을 선물로 건넵니다. 엉덩이 위에 현재를 살라는 Carpe Diem을 새겨넣은 소피아는 도대체 파리에서 무슨 일을 하길래 명품이 이리도 많은걸까요. 


소피아는 길거리에서 남자들이 추파를 던지던 창녀라고 욕을 하던 아랑곳 않습니다. 그런 남자들에게 열을 내는 나이마와는 다르게 소피아는 오히려 나이마를 다그칩니다. 이제 막 첫 연애를 끝낸 나이마에게 남자로부터 배운게 없냐면서 충고를 합니다. 소피아는 남자로부터 원하는게 뭘까요.


소피아는 그렇게 길거리의 남자들에게는 초연하지만 요트위해서 생활하는 부유한 남자들이 눈에 밟힙니다. 어느날 밤 그 요트로 초대를 받습니다. 요트의 주인 필리프는 친구 앙드레와 함께 칸에서 휴양을 보내는 중입니다.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부자가 됐는지는 어슴푸레 짐작만 할 수 있습니다. 필리프는 골동품을 수집하고, 앙드레는 그런 골동품과 부자들을 연결해주는 일을 하는 듯 합니다. 


나이마는 도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 부유한 중년들과의 자리가 싫지 않습니다. 처음 접해보는 세계여서 그런듯 합니다. 부유한 친구를 둔다는 것은 마다할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아마 필리프와 앙드레가 동등한 친구라기 보다는 수직적인 상사와 고용인 관계인걸 알아채서 그런걸까요. 무슨 일이든 필리프가 요청하면 앙드레는 군말않고 합니다. 나이마와 소피아를 성가셔하던 요트에서 일하는 직원이 실수를 한 나이마를 다그치자 항상 상냥해보이던 앙드레가 등장해 자신의 손님에게 사과하라며 직원을 매섭게 혼냅니다. 이 요트는 계급이 너무 뚜렷합니다.


골동품일로 알게된 부자 친구 칼립소의 집에 초대받은 나이마, 소피아, 앙드레, 필리프. 함께 식사를 하다 소피아는 칼립소로부터 질문을 받습니다. 나이가 22살 밖에 안됐고 이미 예쁘면서 왜 그렇게 성형수술을 많이했냐고 묻습니다. 기분나쁘면 미안하다고 하지만 명백히 소피아를 공격하기 위한 질문으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소피아는 그에 오히려 고맙다고 답합니다. 자신에게 예쁘다고 해줬기 때문이지요. 화제를 돌리려는듯 소피아는 바다를 보니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생각난다고 합니다. 이에 칼립소를 비롯해 필리프까지 비웃듯이 웃습니다. 칼립소는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어떤 작품을 제일 좋아하냐고 꼬치꼬치 캐묻습니다. 마치 소피아는 그런 작품을 알 리가 없다는 투로 말이지요.


나이마는 어느새 그들의 삶을 선망합니다. 엄마도 나이마의 변화에 대해 눈치를 채고 걱정을 합니다. 함께 오디션을 보기로했던 도도와의 약속도 깨버린채 앙드레에게 당신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런 앙드레는 오히려 자신의 삶이 좋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와 필리프의 삶은 진실되지 않은 것 같거든요.


필리프는 아름다운 물건을 대하듯 소피아를 대합니다. 그녀의 아름다움을 모두 취하고는 그녀를 도둑으로 몰아세우며 요트에서 쫓아내버립니다. 물론 필리프는 도둑맞은 물건이 없습니다. 그저 본인이 편리한 방법으로 소피아와의 관계를 끝내버린 것입니다. 관계라고 할 것도 없을 듯 합니다. 


나이마의 여름방학은 이렇게 끝이 납니다. 소피아는 다시 파리로 돌아갔고, 나이마는 엄마가 일하는 호텔에서 요리사로 인턴을 시작합니다. 필리프에게 선물로 받았던 값비싼 물건들은 팔아버리지만 소피아에게 선물받았던 샤넬백은 기념이라면서 둡니다. 아마 다시는 잊지 못할 여름날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겠지요.




이 영화는 여성 감독 레베카 즐로토브스키가 제작했습니다. 재밌는 점은 각본에 소피아 역의 자히아 드하르가 참여했다는 점입니다. 자히아 드하르는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인으로 과거 유명 축구선수와의 스캔들에도 휘말린 배우라고 합니다. 처음 모델로 데뷔하고 패션 디자이너일까지 한다고 합니다. 


과거 치마 폭이 짧은 여성이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의 짤을 지나가다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짤의 장본인이 바로 자히아 드하르라고 합니다. 때문에 구글 자히아 드하르 연관검색어에 '자히아 드하르 계단'이 을 볼 수 있습니다. 여배우로써는 살짝 민망한 사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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