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65일을 관람했습니다. 365 dni 혹은 365 days 로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된 영화에 대해서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감상을 얘기해 보겠습니다.
소설 원작이라고 하는 365일은 이탈리아 마피아 두목의 마시모가 총을 맞고 사경을 헤맬 때 부터 환영으로 본 여자를 실제로 만나고 그녀를 납치해 앞으로 365일 동안 자신과 사랑에 빠지지 않으면 그 뒤에는 풀어 주겠다고 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입니다. 물론 여주인공 라우라는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놀랍게도 만나지 두달 만에 그와 사랑에 빠지고 임신과 함께 결혼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은 개연성이 전혀 없게도 라우라가 마시모의 적에 의해 죽고 끝납니다. 아마 2편을 예고하는 듯합니다.
이 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아마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와 비슷한 류의 영화로 여성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불량식품 같은 의도로 만든 듯 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전혀 개연성이 없지만 잘생긴 남자주인공과 몇 선정적인 장면들 때문에 일각에서는 관심을 받고 있고, 심지어 넷플릭스 상위 10위 안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물론 여성의 판타지라고 여겨질 만한 요소가 몇 있긴 합니다. 대뜸 나와 사랑에 빠지라고 하는 잘생긴 이탈리아 유명 가문의 남자, 마음껏 쇼핑을 해도 뭐라 한 마디 안하는 남자, 이탈리아의 오래된 고택, 화려한 진수성찬 뭐 여자들의 판타지라고도 할 법하지만 설정 자체가 말도 안됩니다. 무려 납치를 해놓고 사랑에 빠지라니요? 이 무슨 스톡홀롬 신드롬와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섞어 놓은 설정입니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나 트와일라잇 처럼 아무리 불량식품 같은 영화일지라도 최소한의 스토리 구성은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365일은 허점이 가득한 스토리 라인으로도 유명합니다. 몇 개의 칼럼에서 소개된 365일의 스토리 허점에 대해서 소개해 보겠습니다.
1. 마시모의 순간이동.
마시모와 라우라의 첫 만남은 길을 헤매던 라우라가 등 뒤에서 'Are you lost, baby girl?' 이라고 묻는 막시모의 깜짝 등장으로 만나게 됩니다. 아무것도 없는 길목에서 갑자기 등장한 건 한 번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생일날 남친에게 서운한 라우라가 낯선 밤 골목을 배회하다가 또 한 번 마주치고, 이 때 납치까지 당합니다. 물론 밤중에 화려하게 차려입고 혼자 골목을 돌아다녔으니 납치가 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설정이기는 하지만 도대체 마시모는 어디서 튀어나온 걸까요?
2. 라우라의 직업
영화 초반 굉장히 필요 이상으로 심각한 거래를 하는 듯한 라우라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뚜렷한 라우라의 직업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 다만 영화 후반에 갑자기 'preston'에 매니저 일을 제안 받았다고 합니다. 도대체가 'preston'이 무엇인지도 모르겠을 뿐더러 납치돼있는 동안 어덯게 일을 제의 받을까요. 영화에서는 라우라의 직업에 대해 확실한 언급이 없습니다. 다만 원작 소설 에서는 라우라의 직업이 고급 호텔 경영진 이라고 묘사 한다고 합니다.
3. 마시모가 총에 쏘이기 전 본 여자는 누구였을까
마시모와 마시모의 아버지가 총에 쏘이기 전 마시모는 망원경으로 해변의 여자를 보고 있습니다. 마시모는 망원경 속 여자에게 매우 관심이 있어 보입니다. 분명 라우라 처럼 생겼지만 영화 구성 상 라우라는 당시에 해변에 있지 않았습니다. 과연 이 여자는 누굴까요. 마시모의 아버지가 여자에 대한 생각을 말하기 위해 설치한 장면이었을까요. 다만 이 여자가 라우라랑 너무 똑 닮아 관객으로 하여금 혼란스럽게 합니다.
4. 라우라는 요트에서 일부러 떨어진 걸까 실수로 떨어진 걸까
라우라와 마시모는 요트에서 말다툼을 벌입니다. 화가나 요트의 난간으로 다가가는 라우라와 그녀를 급하게 따라가 말리는 마시모의 모습을 보면 라우라는 분명 요트에서 일부러 떨어지려고 한 듯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라우라가 바다로 떨어지는 순간 정말 실수로 떨어진 듯 보입니다. 소리도 지르고 물에서 허우적 거리는 라우라를 마시모가 물에서 구해줍니다. 도대체 라우라는 일부러 떨어질 생각이 아니었다면 난간으로 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술 더 떠서 라우라는 마시모가 자신을 납치한 마시모가 자기 목숨을 구해줬다는 사실에 감동까지 합니다.
5. 라우라의 심장병
영화 초반부터 라우라가 심장이 안좋다는 이야기가 언급이 됩니다. 전남친은 뭐만 하면 라우라에게 심장이 안좋으니 화도 내지 말고 흥분도 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무슨 심장병인지 뚜렷하게 언급되지는 않습니다. 라우라의 심장이 약하다는 것을 모른 마시모가 진정제가 너무 세서 라우라를 납치할 당시 늦게 깨어났다고 말한 이후로는 라우라의 심장에 대해서는 더이상의 설명이 없습니다.
6. 라우라의 헤어스타일
기분전환한다고 절친과 클럽에 가기 전에 메이크오버를 한 라우라는 갑자기 중간 길이의 흑발에서 짧은 단발의 금발로 변신합니다. 너무 어울리지도 않을 뿐더러 딱 봐도 가발인 것이 티가 나 파티를 위해서 그날만 변신을 했겠거니 생각했다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금발을 유지하는 라우라에 대해 의문이 퍼집니다. 만약 가발이 아닌 진짜 머리라는 컨셉이라면 하루 몇 시간 만에 그 탈색머리가 나왔다고? 하는 반응도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헤어스타일의 변화는 조금 더 타당한 이유가 필요해 보입니다.
7. 마시모는 라우라의 초상화를 어떻게 그렸을까
마시모의 집에 납치된 라우라는 집의 벽에 걸려있는 커다란 본인의 초상화를 보고 놀랍니다. 총을 맞을 때 부터 매일 같이 라우라의 얼굴이 보였다는 마시모는 어떻게 그 초상화를 그렸을까요. 마시모는 기억력이 뛰어난 훌륭한 화가일까요.
영화 365일은 선정적인 장면만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다고 평해도 부족하지 않을 듯 합니다. 허점 투성이인 구성에 다음 편이 혹시라도 개봉한다면 조금 더 설명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서도 애당초 납치범과 사랑에 빠진다는 컨셉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기대 이하인 영화지만 오히려 이런 허점을 찾는 재미가 또 있었던 영화입니다. 정말 시간이 많고 궁금하신 분들만 영화를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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