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드 <프렌즈> 정주행을 끝냈습니다. 장장 몇 달이 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미드 쉐도잉 이라던지 영어 공부의 교과서, 미드의 기본중의 기본이라 유명한 시트콤이지만 막상 이러한 유명세 때문에 미드 애호가 치고서는 꽤나 늦게 <프렌즈>를 보았습니다. <프렌즈>는 1994년 부터 2004년 까지 방영했습니다. 한 시즌에 스무개 이상의 에피소드에 총 10개의 시즌으로 이루어진 <프렌즈>는 전 세계 드라마를 통틀어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드라마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렌즈>의 유명세는 말하면 입만 아플 뿐이니 저는 제가 좋아했던 캐릭터와 설정, 에피소드등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스포일러가 어느정도 있지만 워낙 오래된 드라마라 딱히 비밀로 하기도 뭐해서 쭉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프렌즈>는 뉴욕 중심가에 사는 여섯 명의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 입니다. 그냥 일상을 그려내는데 어떻게 시즌 10개나 방영이 되었을까 의아하기도 합니다만 그만큼 인간의 인생사가 복잡하고 이야기가 많다는 점을 보여주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프렌즈>식 농담과 레퍼토리가 익숙해지는 시즌 후반부로 갈 수록 그들의 농담이나 에피소드의 줄거리가 대충 예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뻔하다는 느낌보다는 편안함이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의 배경은 요리사인 모니카의 아파트나 센트럴 퍼크라는 이름의 카페입니다. 모니카의 오빠인 고고학자 로스, 모니카의 집 앞 집에 사는 이웃이자 로스의 대학교 동창 챈들러, 챈들러의 룸메이트 조이, 모니카의 전 룸메이트 피비, 모니카의 현 룸메이트 레이철. 이들은 매일 같이 어울리며 끈끈한 우정을 보여줍니다.
드라마는 결혼식장에서 도망친 레이철이 카페 센트럴 퍼크에서 우연히 모니카를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어린시절 모니카와 레이철은 추억을 함께한 사이지만 인기 절정 퀸카였던 레이철과 굉장히 뚱뚱했던 모니카와는 어느 순간 연락이 끊겼던 것 같습니다. 시즌 1부터 10까지 쭉 끌고가는 이야기는 바로 레이철과 로스의 사랑입니다. 로스의 첫사랑 레이철의 등장과 함께 그들은 만나고 헤어지고 엇갈리고를 반복합니다. 오죽하면 담배를 힘들게 끊은 챈들러가 레이철과 로스가 헤어졌을 때, 마치 챈들러의 부모님이 이혼했을 때의 아픔과 버금간다며 몰래 담배를 피워대고는 하죠. 이들의 뜨거운 감자는 로스와 레이철이 큰 싸움이 있고 잠시 헤어졌을 당시 로스가 다른 여자를 만난 사건입니다. 'We were on a break!!'라는 대사는 <프렌즈> 팬이라면 잘 아는 대사일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이들은 딸을 낳게 되죠. 물론 결혼하지는 않습니다. 1994년에 방영된 드라마인데 요즘 한국 사회에서 조차도 상당히 앞서간 물결들이 보입니다. 비혼 출산을 비롯해, 여성 캐릭터들이 끊임없이 말하는 여자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들, 채식을 하는 캐릭터 피비, 동거, 자유로운 데이트 문화 등 방영한지 20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전혀 진부해보이지 않는 설정이 돋보입니다.
이제 시청 포인트들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째, 레이철의 패션. 요즘 복고풍의 패션이 유행으로 돌면서 <프렌즈>속 패션이 주목 받는데 특히 레이철의 패션과 헤어스타일은 방영 당시에도 엄청난 붐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패션에 역시 아메리칸 스윗허트의 위력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둘 째, 조이의 사랑. 조이는 잘생긴 무명 배우 지망생으로 등장합니다. 물론 시즌을 거듭할 수록 그도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커리어를 쌓는 유명 배우가 되지요. 그는 여성들을 무척이나 사랑하는데, 카사노바로 보이기도 하면서 그가 여자 친구들을 아끼는 모습에 조이를 미워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감동했던 포인트는 임신한 피비가 엄격한 채식을 하다 입덧으로 고기를 먹고 싶어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생명을 사랑해서 채식주의자 생활을 이어오던 피비를 위해 조이는 피비가 출산할 때까지 대신 고기를 먹지 않아 피비 몫의 동물의 생명(?)을 지켜줍니다. 먹는걸 좋아하는 조이에게 이게 얼마나 큰 희생인지는 <프렌즈>를 보신 분이라면 공감할 듯 합니다. 둘 째, 챈들러의 직업. 챈들러의 직업은 친구들 모두 알지 못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뉴욕에서 개인 사무실까지 있는 챈들러는 꽤나 중요한 일을 하는 것 같은데 그 누구도 그의 직업을 알지 못합니다. 언뜻 보았을 때는 회계사 비슷한 것 같지만 관객도 정확히는 알지 못합니다. 게다가 시즌 후반부에서 챈들러는 한 번 이직을 감행합니다. 넷 째, 로스의 이혼. 총 시즌을 통틀어 로스는 몇 번의 이혼을 할까요? 바로 세번입니다. 로스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어보이지만 그의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인지 의외로 꽤나 활발한 연애 활동을 합니다. 그런 성격 때문일까요. 결혼과 이혼 역시 쉽게 합니다. 그중 제대로된 결혼생활이라고 할 만한 건 없습니다. 첫 번째 결혼은 부인이 레즈비언이라서, 두 번째 결혼은 결혼식장에서 신부의 이름이 아닌 엉뚱한 여자의 이름을 불러서, 세 번째 결혼은 술에 취해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억도 못할 결혼식을 올립니다. 실제 벌어진 일이라면 쫌 심각하지만 그나마 드라마라 웃픈 농담거리가 됩니다. 다섯 째, 피비의 똘끼. 피비는 꽤나 곱게 생긴 반면 스트릿 출신입니다. 꽤나 험난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노숙 경험까지 있는 그녀의 직업은 마사지사로 카페 센트럴 퍼크에서 공연도 하는 가수입니다. 신기가 있다며 영혼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여주는데, 그게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꽤나 독특한 취향을 갖고 있어 드라마 중간중간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여섯 째, 모니카의 과거. 앞서 잠깐 언급했듯 모니카는 학창시절 굉장히 뚱뚱했습니다. 음식을 너무 좋아해 뚱뚱했던 학창시절 챈들러가 음식이 그렇게 좋으면 요리사하면 되겠다는 비아냥 거린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바람에 정말 요리사가 되었죠.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 다이어트를 한 그녀는 굉장히 날씬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을 보다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그녀의 과거 장면에서 뚱뚱한 모습으로 특수분장을 하고 나오는 모니카의 모습은 웃음을 안겨줍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센스8 (0) | 2020.07.26 |
---|---|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0) | 2020.07.19 |
김씨네 편의점 (0) | 2020.07.16 |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0) | 2020.07.16 |
스트레인저 댄 픽션 (0) | 2020.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