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스트레인저 댄 픽션이 업로드 된걸 보고 최근에 다시 한 번 봤습니다. 몇 년 전에 본 영화 스트레인저 댄 픽션이 상당히 인상깊었던 기억이 있어 또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 스트레인저 댄 픽션은 2006년 개봉작으로 마르크 포르스터 감독, 윌 페럴 주연의 영화입니다. 윌 페럴이 주인공이지만 메기 질렌할, 엠마 톰슨, 더스틴 호프만, 퀸 라피타 등 화려한 출연진들이 등장합니다. 화려한 출연진 들에 비해 영화 줄거리는 잔잔한 로맨틱 코미디 입니다.
국세청 직원 해럴드 크릭(윌 페럴 역)은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냅니다. 양치질 횟수를 세고, 버스정류장 까지의 발걸음 수를 세고, 매일 아침 8시 17분 버스를 타는 지루한 일상을 보내죠. 그러다 어느날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심지어 자신이 생각했던 것도 나레이션을 해 자신을 마치 소설 속 등장인물로 만들어버리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보고자 문학 교수(더스틴 호프만 역)을 찾아갑니다. 해럴드 크릭이 죽을 것이라고 말하는 목소리의 근원을 찾고자 자신이 주인공인 소설의 장르가 비극인지 희극인지를 교수와 추리해 갑니다. 그러던 중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 감사대상이 된 제빵사 아나 파스칼(메기 질렌할 역)를 만나게 됩니다. 당연히 국세청 직원을 싫어하는 아나를 만난 해럴드는 자신의 소설이 비극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다 아나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어차피 자신은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녀에게 다가가기로 다짐한 후 당당히 아나를 찾아갑니다. 여기서 해럴드와 아나가 저녁 식사를 끝낸 후, 아나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해럴드의 장면은 꽤나 명장면입니다. 따뜻한 윌 페럴의 목소리와 아기자기한 아나의 집 배경이 어우러지고,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아나의 눈빛에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한 편, 정말 해럴드 크릭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는 소설가 캐런(엠마 톰슨 역)은 작가의 벽에 부딪혀 도대체 해럴드를 어떻게 죽여야 할까 매일같이 고민합니다. 오랫동안 차기작이 없었던 그녀를 도와주러 온 페니(퀸 라피타)는 최선을 다해 캐런을 도와 해럴드를 죽일 방법을 찾겠다고 합니다. 물론 소설속에서 말이죠. 우연히 캐런의 인터뷰 영상을 보게 된 해럴드는 자신에게 들리는 목소리가 캐런의 목소리라고 문학교수에게 말합니다. 그러자 문학교수는 캐런은 그녀의 모든 소설에서 주인공을 죽여왔다고 합니다. 순간 소설의 장르가 비극으로 바뀌자 해럴드는 어떻게 해서든 캐런을 찾아내 그녀를 설득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미 해럴드의 완벽한 죽음을 찾아낸 캐런은 이미 소설 결말의 윤곽을 썼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소설의 주인공인 해럴드를 직접 본 후 차마 해럴드를 죽일 수 없었습니다. 캐런의 소설을 읽은 문학교수와 해럴드는 이 결말 만큼 완벽할 수는 없다고, 어차피 죽음이 닥쳐올 인생이지만 소설처럼 죽는다면 이보다 아름다운 죽음은 없으니 해럴드도 자신이 죽는 결말의 소설을 써도 괜찮다고 받아들입니다. 문학 교수 역시 이 소설을 해럴드가 죽는 결말로 출간한다면 다시는 없을 걸작이라고 평합니다. 하지만 이미 실존하는 소설의 주인공의 존재를 알아버린 캐런이 과연 해럴드를 죽일 수 있을 까죠? 그녀는 밤새 고심해서 결국 해럴드를 살리는 결론을 써내려 갑니다. 물론 해럴드는 그 과정에서 온 몸이 성한 곳 없는 부상을 당해야 했지만 결국 그는 살아납니다. 이렇게 소설 <세금과 죽음>은 비극이 아닌 희극으로 마무리 짓게 되죠.
영화 제목이 스트레인저 댄 픽션입니다. 소설보다 더 이상한. 의역하자면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죠. 그도 그럴 것이 갑자기 내가 소설의 주인공이라면 정말 이상할만도 하죠. 영화의 구성은 마치 영화 트루먼 쇼와 비슷합니다. 영화의 주인공이 소설이 아닌 티비쇼의 주인공이라는 것만 다르지요. 트루먼과 해럴드 둘 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면서 인생이 비극이 되고, 어떻게서든 그 소설, 혹은 드라마를 바꾸려고 합니다. 다만 트루먼은 쇼로부터 탈출하려고 하는 반면, 해럴드는 탈출보다는 소설의 끝이 희극으로 끝나도록 바꾸려고 합니다.
영화 스트레인저 댄 픽션은 다소 차분한 장르입니다. 윌 페럴의 개그를 기대하셨다면 살짝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나름 그의 차분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저는 영화에서 엠마 톰슨의 연기에 감탄 했습니다. 작가의 벽에 부딪힌 일류 작가 캐런 역을 완벽히 소화하면서 그녀의 연기 디테일에 계속 감탄 했습니다. 로맨스 영화라기에는 엄청 로맨틱 스럽지도 않은 영화이지만 오히려 힘을 뺀 이런 종류의 로맨스 장르를 보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그런 날 보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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