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콤부차

이번 여름 콤부차에 꽂혀 콤부차 만들기에 도전했었습니다. 8월 즈음에 다이소에서 예쁜 공병도 사고, 열심히 유튜브와 구글링을 하며 방법을 터득하고 콤부차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콤부차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는 홍차, 설탕, 그리고 콤부차 종균이 필요합니다. 홍차와 설탕은 구하기 쉬운 재료이지만 콤부차 종균은 정말 생소하지요. 콤부차라는 것도 낯설지만 콤부차 종균이라니요. 좀 더 찾아보니 스코비 혹은 홍차 버섯이라 불리는 이 콤부차 종균 덩어리가 없어도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대신에 시판 콤부차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해외에서 찍은 여러 유튜브 영상을 보니 정말 시판 콤부차로도 충분히 콤부차가 만들어지고 스코비까지 새로 생겼습니다. 스코비는 구하기 어려워도 시판 콤부차는 충분히 구할 수 있지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쉽게, 해외 구매를 거치지 않고 구할 수 있는 콤부차 종류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아임얼라이브 콤부차, 브루구루 콤부차, 티젠 콤부차. 이 세가지 제품 모두 올리브영에서 구할 수 있고, 매장에 따라 제품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올리브영이 아니어도 마켓컬리나 인터넷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습니다. 단, 여기서 조심해야 할 점은, 티젠 콤부차는 가루로 된 티백이라는 점, 브루구루 콤부차는 캔에 든 콤부차라는 것입니다. 시도는 안 해 봤지만 아무래도 가루로 된 티백 살아있는 콤부차 종균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캔에 든 콤부차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콤부차 종균이 쇠에 닿았을 때 쉽게 죽는다고 합니다. 때문에 콤부차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쇠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남은 제품은 바로 아임얼라이브 콤부차 입니다. 저는 이런 이유 때문에 마켓컬리에서 아임얼라이브 콤부차를 구매했습니다.

 

첫 콤부차는 8월 16일에 만들었습니다. 스코비로 시작하는 것이 아닌 시판 콤부차로 발효를 시키려면 시간이 몇 주는 필요하다고 해서 저는 만들어 놓고 신경도 안 쓰고 계속 두었습니다. 무려 3개월이 지날 때 까지요. 날이 추워졌나 싶어서 전기장판 위에도 올려놓아보고, 너무 밝았나 싶어 보자기로 덮어 어둡게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근처에 가면 시큼시큼한 콤부차 냄새가 나는 것이 발효는 되는 것 같지만, 영상에서는 몇 일만에 얇은 막의 스코비가 생기는 것과는 달리 제 콤부차 단지는 아무런 소식이 없었습니다. 정 못기달리겠어서 그만 나무젓가락으로 휘휘 저어보았습니다. 잘 살펴보니 무엇인가가 생기기는 했습니다. 얇은 콧물 제형의 젤리 같은 것이 생겼지만 건강한 스코비처럼 떠있는 것이 아닌 가라앉아있고, 손으로 쥘 수 없을만큼 얇고 약해, 손가락 사이로 주르륵 흘렀습니다. 상한 것 같지는 않지만 발효시킨지 너무 오래되어 포기하고 버렸습니다.

 

두 번째 시도는 10월에 6일에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만든 콤부차에서 스코비가 안 생기는 이유가 홍차가 차마 다 식기 전에 시판 콤부차를 부어버려 종균이 다 죽어서 그런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홍차를 완전히 식혔고, 홍차 대비 시판 콤부차의 양을 늘렸습니다. 현재는 거의 한달이 다 되가는 시점이지만 아직도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실패한 듯 합니다.

 

이 정도 실패한 것이면 아임얼라이브 콤부차로는 발효를 시켜 스코비를 만들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이쯤 되니 스코비를 만들 수 없는 콤부차면 과연 유익한 균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만간 시판 콤부차 말고 스코비를 구매해서 다시 도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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