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어 선생님

원제  My octupus teacher 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가 넷플릭스에 업로드 되었습니다. 왠 문어에 대한 다큐멘터리인가 싶어 호기심에 눌렀습니다. 자연다큐 중에서도 해양관련 다큐멘터리는 아무생각 없이 보기에도 좋아 자주 보는 편입니다. 가볍게 시작한 다큐멘터리인데 생각보다 많은 것을 느끼고 감명깊게 보았기 때문에 후기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사람처럼 두 다리로 땅을 걷는 암컷 문어

이야기의 시작은 영상 감독일을 하는 영화감독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자연다큐 작업을 하는 감독은 바쁜 일로 인해 번아웃을 느끼고 남아공의 고향집에서 휴식기를 가집니다. 해초가 숲을 이룬 깨끗한 바닷가에 위치한 고향집은 감독이 어린시절을 보낸 집이기도 합니다. 어려서부터 즐겨 다이빙을 했던 감독은 다시 바다에 들어가보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해초들이 숲을 이룬 이 지역은 풍부한 해초 덕에 굉장히 다양한 생명체들이 집으로 삼고 있는 곳입니다. 돌고래를 비롯해 상어, 각종 물고기와 조개류, 해파리 들이 많습니다. 

다양한 생명체의 보금자리가 되는 해초 숲

어느날 감독은 움직이는 조개 껍데기 무더기를 발견합니다. 가만히 보니 문어가 빨판으로 조개껍데기를 다리에 붙여 머리를 감싸 숨은 모습입니다. 이렇게 암컷 문어를 발견한 후로 감독은 매일같이 문어를 찾아 바닷속에 다이빙을 합니다. 문어는 처음에는 경계의 모습을 보이지만 그러면서도 호기심에 계속 감독을 지켜봅니다. 어느 날 문어는 조심스레 감독을 향해 다리 하나를 뻗습니다. 야생의 생물이 인간에게 이렇게까지 다가온다는 것은 상당히 경이로운 경험입니다. 감독과 문어는 점차 친해지면서 감독의 몸 위로 문어가 올라올 정도로 교감하게 됩니다. 문어는 감독에게 사냥하는 모습, 다리 두 개만을 남기고 사람처럼 걷는 모습, 물고기를 가지고 노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감독은 이 모습들을 기록합니다. 

감독에게 다가오는 문어

물론 문어에게 시련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야생, 상어가 도사리는 바닷속에서 문어는 맛있는 먹잇감이기도 합니다. 후각이 좋은 상어에게 쫓기며 다리 하나를 뺏기기도 하지만 문어는 이 역시 살아남습니다. 높은 지능으로 상어를 따돌리기도 합니다. 몇 번의 위기도 있지만 감독은 자연의 섭리에 최대한 간섭하지 않기 위해 문어를 도와주지 않습니다. 

 

문어는 연체동물 중 지능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주변 사물에 맞춰 피부색을 바꾸기도 하고 먹물도 있어 아무런 보호막이 없지만 야생에서 잘 살아남습니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에 따라 탄생하기도 하고 죽기도 합니다. 이 다큐멘터리 감독은 은 1년 남짓의 긴 시간동안 거의 매일같이 문어를 찾아가며 문어의 일생을 관찰하고 문어로부터 인생을 배우고 아픔을 치유받습니다. 이 발자취를 관객과 함께 공유하면서 자연다큐멘터리 임에도 감정적인 부분을 잘 담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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