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 사라졌다

먼 미래에 인구증가로 인해 인구과잉이 되면서 점점 식량문제도 불거지는 미래가 다가왔습니다. 더불어 유전자 조작 식품 섭취가 늘면서 유전적 문제가 생겨 인간은 쌍둥이 출산이 급증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쌍둥이가 아닌 다섯둥이, 여섯둥이가 예사입니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산아제한법이 생겨납니다. 이미 태어난 쌍둥이들은 각 가정에 한 아이만 남기고 전부 냉동인간이 되어 미래에 식량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깨우자는게 핵심입니다. 물론 당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급한 불을 끄고 인류에게 시간을 벌어 줄 수는 있을 겁니다. 

 

이런 복잡한 세상속에서 일곱쌍둥이가 태어납니다. 산모는 아이들을 출산하다 죽고, 아이들의 할아버지가 이 일곱둥이들을 맡아 키우게 됩니다. 할아버지는 단 한 명도 냉동인간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아이들을 집에 꼭꼭 숨기고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후 할아버지가 직접 교육을 시킵니다. 어느 시점이 되자 할아버지는 아이들로 하여금 한 가지 규칙을 만듭니다. 각자 자신의 이름과 같은 요일에 외출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카렌 셋맨이라는 한 명의 인물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외출 후 돌아와서는 모두가 하루 있었던 모든 일과를 공유해야 합니다. 간단하지만 아주 엄격합니다. 물론 집에 돌아와서는 각자의 개성대로 살아도 좋습니다. 

 

반항이 심했던 쌍둥이 중 한 아이는 아무도 모르게 외출을 감행합니다. 할아버지와 자매들에게 걱정거리만 잔뜩 안겨주고서는 돌아와서 잘린 손가락을 보여줍니다. 보드를 타다 넘어져 손가락 끝이 잘려버린 겁니다. 할아버지는 자매들을 끔찍이도 사랑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누구라도 잃을 순 없습니다. 일곱 쌍둥이들이 모두 카렌 셋맨이라는 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할아버지는 그 무엇이라도 해야 합니다. 바로 일곱 아이의 모습이 모두 똑같이 보여야 한다는 겁니다.

 

아이들을 성인이 되었고, 승진을 곧 앞둔 잘나가는 은행원 카렌 셋맨으로 살아갑니다. 가끔씩 위태위태한 일상이 되기도 하지만 일곱명이 한 사람 몫만 하면 되니 아주 유능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물론 집 안에서는 답답해 하고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품기는 하지만 냉동인간이 되어 깨어났을 때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는 모습 상황만큼은 피하고 싶어 다들 묵묵히 일주일에 한 번 카렌 셋맨의 모습으로 일상을 보냅니다. 

 

어느 일요일 저녁, 음식을 잘못 먹었는지 월요일은 탈이나고 맙니다. 월요일을 다독여주던 자매들이 월요일 대신 월요일에 외출을 하려고 하지만 월요일은 그저 다음날 있을 승진을 위한 프레젠테이션 때문에 긴장한 것일 뿐이라며 괜찮다고 합니다.

 

다음날, 늦은 저녁. 월요일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연락도 안되어 자매들은 잠도 잘 이룰 수 없습니다. 걱정으로 꼬박 밤을 새우고 화요일이 되었습니다. 화요일은 외출을 해야하나 걱정입니다. 하지만 다른 자매들은 월요일에게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하니 꼭 나가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아보아야 한다고 설득합니다. 화요일은 외출을 해 월요일이 승진에 성공했다는 것도, 걱정이 가득한 채로 저녁에 술집에 갔다는 것도 알아냅니다. 하지만 그녀는 산아제한국에 의해 잡혀들어갑니다. 화요일이 잡혀갔다는 것도 알지 못한 채 남은 자매들은 또다시 돌아오지 않는 화요일을 걱정하고 수요일이 다가옵니다.

 

영화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독특한 컨셉으로 영화 초반부터 몰입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일곱 쌍둥이의 역할을 모두 맡은 배우 노미 라파스의 연기를 보는 것 또한 재밌습니다. 이야기의 결말도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 뻔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결말은 해피엔딩이기는 하지만 해피엔딩으로 가는 과정까지가 녹록치 않기 때문에 뻔하지 않은 스토리 구성입니다. 두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지만 오히려 보는 동안 흥미진진합니다. 현대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는 없지만 왓챠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니 꼭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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