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울

잔뜩 위축된 영화 시장에서 기대도 안했던 인생영화를 만났습니다. 아무 영화에나 인생영화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붙이지 않는데, 저는 영화의 장면 하나하낙 너무도 소중하고 의미 깊게 본 터라 인생영화라는 단어가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영화 소울의 주인공 조의 모습과 영혼 22

재즈 피아니스트 조는 자신이 선망하는 재즈 밴드에 들어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큰 꿈을 안고 있습니다. 그 꿈만을 보고 달려왔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현실 사이에서 적당한 타협도 하여 학교 재즈밴드부를 지도하는 음악선생님을 하며 나름 안정적인 직업도 갖고 있습니다. 마침 학교에서 정규직 제안을 받았으니 그야말로 누구나 부러워 하는 안정된 삶을 차차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양복점을 운영하는 어머니는 아들을 자랑스러워 하며 당연히 아들이 학교 음악 선생님의 정규직 제안을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에게는 다른 생각이 있습니다. 아직 이루지 못한 꿈. 바로 유명한 재즈 밴드의 멤버가 되어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이지요. 어릴적 아버지와 함께 들은 재즈밴드의 음악이 머리에 박힌 뒤로 조는 재즈 밴드의 멤버가 되는 것만을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조에게 기적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바로 항상 선망하던 그 밴드에서 오디션을 볼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그는 항상 우러러만 보던 밴드와 함께 연주를 하며 자신의 연주에 몰입하는 상태에 이릅니다. 자신과 음악만이 존재하는 그 순간이지요. 신이 도운건지 그의 몰입을 알아본건지, 결국 그는 재즈밴드의 무대에 함께 설 기회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고작 영화의 초반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영화 제목인 '소울'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요. 갑작스럽게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조는 인생에서 가장 죽고 싶지 않은 날을 꼽으라면 그런 날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이때부터 조의 영혼은 인간세계와 사후세계를 넘나드는 여정이 시작됩니다.

기발하게 그려지는 사후세계의 모습

 

영화 소울은 인간이 죽는다면 영혼은 어디로 갈까, 영혼이 인간의 몸에 들어오기 전에는 영혼은 어디에 있었을까. 영혼이 돌고도는 시스템은 과연 어떻게 돌아갈까에 대한 고증을 획기적인 방법으로 보여줍니다. 인간이 극도의 수준으로 몰입했을 때 다다르는 단계와 사후세계를 엮는 방법도 재미납니다. 말이나 글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그들의 세계관을 2차원의 세계에서 풀어내 보여주는 방식 역시 아주 기발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화두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의 토픽인 '사후세계'에 관한 영화인지라 그 세계관에 동의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종교와 사상을 떠나 디즈니가 풀어내는 사후게계는 어떤지, 아니면 그저 이미지만으로도 너무나 발랄하고 재미납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타고난 기질, 성향, 운명이 정해져 있는것인지, 더 나아가 삶의 목적은 무엇인지를 그들만의 방법으로 확실한 메세지로 전합니다. 물론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것이란 것은 말해 입아프고,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또 어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무게 역시 잘 다뤘다고도 생각됩니다. 비록 현 상황으로 극장 방문이 어렵겠지만, 후에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지원이 된다면 그때라도 꼭 감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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