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궁극의 미니멀라이프

아즈마 가나코 씨의 책 <궁극의 미니멀라이프>를 읽었습니다.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함께 그닥 길지 않은 책입니다. '4인가족 한 달 전기료가 500엔' 이라는 책 홍보 문구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 책은 미니멀리즘에 대한 의미와 사상을 구구절절 늘어놓는 책은 아닙니다. 다만 일본의 한 엄마이자 아내인 주부가 자신이 실행하는 미니멀라이프를 공유하고 자신의 노하우와 실천 방법들을 간단하고 가볍게 풀어놓은 책입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아무리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라도 이러기 쉽지 않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작가는 대학에서 환경을 공부하고, 대학시절 전기도 수도도 없는 외진 곳에서 농활을 다녀온 경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값진 경험에 큰 영향을 받은 듯한 작가는 다른 미니멀리스트들과는 한단계 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흔히 접할 수 있었던 미니멀리스트들은 독신이라던가, 아이가 없다던가 등의 가족관계 역시 미니멀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즈마 가나코씨는 남편이 있고, 두 아이가 있습니다. 특히 학교를 들어가지 않은 아이에게는 꽤나 많은 살림이 필요할 거라 생각해 왔는데, 이 책을 읽으니 꼭 그런것도 아닌듯 합니다. 작가의 미니멀라이프는 물론 평범하지만은 않습니다. 전기료가 그냥 500엔이 나오는게 아닙니다. 세탁기가 없어 손빨래는 물론이고, 냉장고 역시 없어 가능한 모든 반찬은 저장음식, 절임, 말린음식으로 해결합니다. 청소기가 없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전구 역시 딱 세개만 있어 밤이 찾아오면 그냥 불을 끄고 잔다고 합니다. 스마트폰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채소는 집 텃밭에서 직접 길러 먹습니다. 달걀은 키우는 오골계로부터 얻습니다. 

 

내가 미니멀라이프를 해도 이 물건은 버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물건 역시 그 쓰임새와 용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고, 과연 내가 얼마나 그 물건의 가치를 사용하고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다른 미니멀관련 서적과는 다르게 미니멀을 이렇게 해야지 보다는 미니멀을 하려는 목적을 다듬을 수 있었던 책인 것 같습니다. 물론 아즈마 가나코씨 같은 미니멀한 삶을 살려면 조금 더 부지런해야 하고 불편한 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딱 그만큼만 시간을 소요하고 나머지는 오히려 물질로부터,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많은 소유욕을 채우느라 너무나 많은 돈을 벌고, 그 돈을 벌기위해 너무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본인이 그러한 삶을 살고 있다면 자신의 일상과 집 안을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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